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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식

초등학생 아이 경제교육 방법 - 자녀 금융교육이 필요한 이유

※가뿌는 존댓말을 사용하지만 편하게 일기식으로 써봤습니다. 양해부탁드려요! 


나의 과거에서 찾은 자녀 금융교육의 필요성

업 후 벌써 4년차가 되었다. 불과 몇 년전의 나는 째째하기가 죽기보다 싫은 사회초년생이었다. "쓰기위해 버는 거야"라고 말하며 지금 몇 만원 아낄 바엔 나중에 방 하나 덜 있는 집에서 살겠다는 마음으로 살았다. 학자금대출을 갚느라 돈을 모으지 못한다는 핑계로 적금은 멀리했고 역설적으로 남들보다 뒤쳐졌으니 빨리 돈을 벌어야한다는 조급함에 비트코인이나 테마주에 손을 댔다. 그렇게 직장생활 3년을 채우고 뒤돌아보니 내게는 억지로 들어둔 종신보험과 연금보험, 그리고 마이너스 통장 하나가 전부였다. 

렸을 때 우리부모님은 경제교육을 나름(?) 열심히 시키셨던 것 같다. 통장 하나를 쥐어주며 앞으로 천 원이든, 이천 원이든 돈이 생기면 은행에 가 저축을 하라고 조언하셨다. 당시 초등학교 1-2학년 쯤 됐던 나는 말을 잘 듣는 아이었으므로 늘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들고 집 앞 은행에 출근도장을 찍었다. 매일 오전에 은행으로 달려가 한자한자 꾹꾹 눌러쓴 입금용지를 손에 들고 까치발로 카운터 넘어 앉아있던 행원 언니에게 전하며 "입금해주세요!"를 외쳤다. 나를 굉장히 귀여워하던 언니들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렇게 내 통장에는 10만원이라는 돈이 모였고 당시엔 세상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것 같은 부자가 된 느낌이었다.  

 

러나 나는 그 돈을 어떻게 써야할지 몰랐다. 어쩌다 그 통장에 있던 돈을 모두 써버렸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굵은 기억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시시콜콜한 것을 샀거나 무언가를 사먹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뿌듯한 소비는 아니었던 건 확실하다. 부모님은 나에게 돈을 모으는 법을 가르쳐주셨지만, 어떻게 쓰는 지는 가르쳐주시지 않았다. 

리 부모님은 교과서식대로 최선을 다하셨다. 그들이 받은 경제교육이 그것이었으니, 자식에게도 같은 교육을 해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늘 근검절약은 기본이요, 주식과 부동산 투자는 악으로 치부하며 근면하게 돈을 버는 것 외엔 요행을 바라선 안된다고 하셨다. 그렇게 미련할정도로 누구보다 성실하게 30년 이상을 일해오신 우리 부모님은 현재 노후를 걱정하고 계시다. 엄마는 늘 주식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하셨다.

 

장에 돈이 쌓이는 즐거움따윈 관심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잘 몰랐다. 쥐꼬리같은 월급을 모아서 은행에서 주는 개미 콧구멍만한 이자를 합친다고 한들, 부자는 커녕 집걱정 안하고 살 수나 있을까싶었다. 그땐 언젠가 큰 돈을 벌어야지 하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책과 친해지고, 이런 저런 유튜브를 찾아보고, 투자 관련 아티클을 읽으면서 복리의 마법을 알게 되었다. 중학교 경제시간에 어렴풋이 배우긴 했지만 진짜 복리의 힘은 알지 못했다. 연이율 10%의 힘을, 자본소득의 힘을 알지 못했다. 

국은 어린 아이들에게 저금통으로 경제교육을 한다. 소비, 저축, 투자, 기부 네 등분으로 나뉜 저금통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곳에 돈을 사용하는 법을 배운다.(책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中) 유대인은 아이가 성인식을 치를 나이가 되면 주변 친인척들이 돈을 모아서 주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대략 5천만 원 정도 되는 돈이 모이는데, 아이는 이 돈으로 투자나 사업을 하며 돈을 활용해 미래를 준비한다고 한다. 내가 받아온 경제교육과 다른 점은 무조건적인 저축의 강요가 아닌 아이 스스로 주도권을 가지고 경제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리나라도 이런 금융교육이 필요하다. 다달이 정해진 용돈을 받고 용돈기입장을 쓰는 데서 끝나는 경제교육이 아닌, 돈을 어떻게 쓰고, 불리며 필요할 땐 어떻게 빌리는 지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구두를 닦아서 500원을 버는 교육도 노동의 가치를 알게함으로 중요하지만, 아이 스스로 투자해서 돈을 벌거나(꼭 실전 주식투자가 아니더라도 함께 식물을 키워 수확 후 판매하는 식의 투자도 좋을 것 같다) 부모에게 대출 상환계획서를 쓰고 돈을 빌리고 이자를 갚는 등의 교육이 필요하다. 가정은 작은 사회다. 이 점을 기억하고 교육에 임한다면 충분히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제 나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허리띠를 졸라맨다. 옷장 세개가 꽉차 옷이 흘러 내려도 기어코 다달이 쇼핑을 하던 내 습관도 신기하게 싹 사라졌다. 예전엔 5만원을 쓰면서 '몇 시간만 회사에서 버티면 되는 돈'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제는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살 수 있는 돈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금 조금 아껴서 나중에 부자가 되면 뭘하나' 싶었던 생각이 이제는 '지금 아끼지 않으면 평생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참으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소비하기 전 망설이는 나의 모습을 더이상 초라하게 느끼지 않는다. 초라하지 않을 내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